2019년 회고

2019-12-31

2019년의 마지막 날 올해를 돌이켜보았다. 올해도 아무것도 안하고 무난무난하게 한 해를 보냈던 것 같지만 그래도 많은 일들이 있었구나 싶다.

바이바이 2019

1. 이사: 봉천역 to 증미역

회사가 여의도로 이사를 하게 되면서 ( 이사하고 돼지머리 화면에 띄워놓고 기념사진 찍음 ) 마침 나도 살던 곳이 계약 만료가 되어 이사를 하게 되었다. 비록 분명 두 달 전에 나간다고 했는데 집주인이 세입자 구할 때 까지 보증금을 못 빼준다고 으름장을 놓은 바람에 좀 짜증이 났지만.

여의도 근처로 집을 알아보고 강서구로 오게되었는데, 일단 서울 중심부와 거리가 좀 있다보니 조건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편이고 대부분 신축 건물이라서 매우 만족했다. 이번엔 대출받아서 전세로 계약했는데, 집주인(=은행)에게 바치는 월세가 이전보다 훨씬 줄어서 좋다. :)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복층 오피스텔 살기 도 이룰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지금은 계단 오르내리기가 귀찮아져서 다음엔 아마 투룸으로 구할 듯 싶다.

2. 레이니스트: 4년째 다니고 있는 고인물

엊그제 12월 28일 입사일 기준 4년 째 회사를 다닌 날이었다. 입사 4주년 축하 공지가 올라와서 오늘이구나 했다. 회사가 7년정도 밖에 안되기도 했고, 그 동안 수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고 나가고 하느라 오래된(?) 분들이 많지 않아서 고인물로 불리고 있다.

나도 생각보다 오래다니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보통 주변의 다른 개발자들이 2년마다 이직하는 걸 보면. 나도 회사를 나가고 다른 회사를 경험해보고 싶었던 적이 없진 않았지만 (아니 종종), 그럼에도 계속 다니고 있는 건 여기도 매번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어서 그런 것 같다.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하고 일이든 문화든 더 좋게 바꾸려고 노력하고, 앞으로 더 좋아질 것 같은데 하는 기대를 하고 좀 더 지켜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올해는 내가 속한 기술부문에 변화가 매우 컸어서 (이전과 차원이 다른 정도의 훌륭함. 거의 뭐 실리콘밸리를 한국에서 구현하고 계시는 분이 있다. 존멋) 또 많이 배우고 감탄했던 것 같다. 이렇게 한번 더 뱅또속.

3. 런닝머신 엔지니어

올해는 또 Data Scientist 에서 Machine Learning Engineer 로 직군을 변경했다. 전공이 컴퓨터공학 이기도하고, 회사에 오래 다니다보니 본업(?) 외 개발도 이것 저것 조금씩 기웃기웃해서 배우면서 엔지니어링 쪽에 재미를 많이 느끼고 있어서 나에게 더 맞을 것 같은 포지션으로 바꿨다. (사실 서버개발자가 더 맞을지도 몰름)

로컬에서 고정된 데이터 셋을 받아서 분석하고, 모델을 만들어서 돌려보는 작업은 어렵지 않지만, 어떤 머신러닝/딥러닝 모델이 production 제품에 적용되기까지는 매우 많은 엔지니어링 리소스가 필요하다.

올해 초에 회사에서 유저의 금융 데이터로 서비스의 특정 기능에 필요한 모델링 업무를 주로 했었다. 그렇지만 만든 모델이 결국 서비스화까지는 되지 못했는데, 엔지니어링 쪽 인력과 인프라가 부족했던 원인이 컸었다. 그 점이 갑갑해서 아예 엔지니어링까지 다 해버리자 했던 마음이 컸던 것 같다. (=협업을 잘 못한다는 뜻)

매일매일 새로운 힙-한 모델들이 만들어지고 퍼포먼스가 갱신되는 걸 보면서 신기하고 재밌지만, 개인적으로는 모델링/연구 보다는 이런 모델들을 잘 가져다가 어떤 재밌는 걸 만들어볼까 하는 데 관심이 많기도 하다.

어쨌거나저쨌거나 지금 특정 기능을 위해 이번에 새롭게 만든 모델을 개발계에 배포하고 QA를 진행하고 있다. QA가 무사히 완료되고 내가 만든 모델이 처음으로 실 서비스까지 적용되어 배포되는 순간은 너무 기쁠 것 같다. (난 개발자인가봐) 그래도 한번 이렇게 만들어 본 경험으로 다음번에는 더 쉽게 진행할 수 있을 것 같고, 인프라도 잘 구축해서 더욱 더 많은 모델을 서비스화하고 데이터로 멋진 서비스들을 많이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

아직은 생소한 직군이고 회사마다 하는 일의 범위나 역할이 다 다른 것 같지만 어떤 이름이 됬건간에 ML/DL을 이용한 서비스가 점점 많아지고 보편화되면서 이런 역할은 계속 수요가 증가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4. 글또 활동: 꾸준한 블로깅 훌륭

작년 11월 개발자 글 쓰기 모임인 글또 2기를 모집한다는 글을 보고 글또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글또에서는 6개월 동안 2주마다 블로그 글을 한 편씩 강제로(?) 작성하게 한다. 글쓰기를 강제하는 시스템 덕에 꾸준히 무언가를 하는 걸 잘 못하는 내가 1년간 글을 꾸준히 쓸 수 있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

2기로 처음 글또를 시작했을 때는 시작/회고글을 제외하고 6개월 간 총 6편의 글을 썼다. (읭?) 그래도 어느정도 습관이 생겼는지 3기 활동에서는 11편이다. 2배 성장. 예! 중간 쉬는 텀에도 글을 쓰긴 해서 2019년 작성한 모든 글을 세어보니 총 21편이었다. 글을 세어보면서 11월을 빼고는 매달 한 두편의 글이 있어서 개인적으로 매우 뿌듯했다.

3기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중간에 오프라인 모임도 가졌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2기에서는 처음/끝에만 한번 모여서 인사만하고 주로 슬랙에서만 얘기했었는데, 이번에는 모임을 주도해주신 분들이 계셔서 직접 얼굴 보고 얘기나누고 재미있었다.

난 절대절대 내 의지력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아마 내년에도 모집한다면 참여하지 않을까싶다.

5. PT: 살려고 하는 운동

작년에는 회사 근처 헬스장에서 1년간 PT를 끊어서 운동을 했었다. 올해는 회사가 여의도로 옮기게 되면서 자연스레 운동을 안 가게 되었는데, 운동을 안한 지 6개월 정도 지나니 서서히 살이 찌고 몸도 안 좋아졌다. 운동 다시 해야지 해야지 미루다가 11월에야 겨우 집 근처 헬스장에 새로 등록했다.

역시나 그냥 헬스장만 등록했더니 딱 하루 가고 안 가게 되어서 그냥 PT를 질렀다. 가격은 회당 6만원. 그나마 저렴한 편이지만, 카드값 출혈이 상당했다. 이번 달은 굶어야한다. 비쌌지만, 이렇게 계속 운동 안하면 죽겠구나 싶어서 살려고 시작했다.

그래서 지금은 꼬박꼬박 주 2회씩 운동을 나가고 있다. 근력 운동도 하지만 체형 교정도 받고 있어서 매우 만족하고 있다. 안그래도 평소 자세가 안 좋다보니 거북목, 굽은 어깨, 등등 허리도 아프고 몸이 안 좋았었는데,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다이어트 목적 보다는 거의 재활운동…인 것 같다.

6. 그 외

  • 개발 서적 외 독서량이 매우 줄었다. 책 안 읽으면 바보된다.
  • 퇴근 후 나의 술친구 참피디 아저씨 최고임. 최고의 유투버.
  • 올해의 지름: 4k 프로젝터, 플스4 pro (특징: 귀찮아서 잘 안함) 닌텐도도 지르고 싶다.
  • 집(통영)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 을 찾았다. 김포 공항에서 사천 공항으로 갔다가 집 가는 버스 타면 2시간 반이다. 시간이 반이다. 가격은 3배다.
  • 심심해서 내가 좋아하고 자주 사용하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들 해외주식투자를 소액으로 했는데, 괜찮은 투자였다. 더 많이 해봐야지.
  • 이제 한달 택시비 거의 20만원 … 내년엔 그냥 도로 연수 받고 쏘카타자…
  • 1일 1커밋 도전 실패. 주말엔 쉬자.
  • 사워맥주 맛나다. 회사 지하에 와인앤모어 오픈해서 매우 행복.
  • 작년 11월에 조카가 태어났는데, 하루하루 커가는 모습이 매우매우매우 사랑스럽다.
  • 미드 실리콘밸리 정주행 시작. 꿀잼.
  • 이제 만 나이로도 어쩔 수 없는 빼박 30대… :(

2019 회고 글을 쓰면서 올해를 돌아보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내년엔 이래야지 저래야지 여러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하지만 새해 계획은 새해 첫 날에 쓰는 게 제 맛이므로, 지금은 남은 2019년을 즐기고 내일 써야지.